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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OECD 국가 중 최악의 저출산 국가인 이유와 해법다양한인물/다양한소식 2024. 1. 3. 16:06
최근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사회문제 중 하나는 바로 저출산 문제입니다. 2000~2014년 연간 40만 명대를 유지하던 신생아 수는 2017년 30만명대로 감소한 이후 지속적으로 쪼그라들어 8년 만에 20만 명 선도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가파른 출산율 감소이다 보니 외국의 언론도 관심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OECD에서 30년간 가족 정책을 연구해온 윌렘 아데마 수석연구원이 최근 한국의 저출산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OECD가 본 우리나라의 저출산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최악의 저출산 국가인 이유와 해법
12월 2일자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리고 “이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며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최악 시나리오를 향해 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데요. 역대 장래인구추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최악의 경우 50년 뒤인 2072년에는 대한민국 총인구가 3000만 명 초반대로 떨어져 현재보다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1. 장시간 노동 문화
우선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화를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합니다.
연구원은 특히 한국 근로자가 대부분의 다른 OECD 회원국 근로자보다 출퇴근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점, 또 많은(주로 정규직) 근로자들이 퇴근 후 일주일에 몇 번씩 저녁에 동료들과 사교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일터에서 많은 시간 소비
한국인은 대부분의 OECD 국가 근로자보다 유급 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남성의 경우 주당 47.8시간, 여성의 경우 주당 45.2시간으로 한국은 OECD에서 가장 긴 평균 주당 근로 시간을 보여줍니다. OECD 평균 전일제 근무 시간은 남성의 경우 43.1시간, 여성의 경우 40.3시간입니다.
2. 출산·육아로 일과 가정의 양립 애로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화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들고, 이로 인해 여성 고용률이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도 아데마는 분석합니다.
정규직 복귀 어려움
또 한국은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일정 기간을 벗어난 후 정규직으로 복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정규직에서 여성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한국은 OECD에서 성별 임금 및 고용 격차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연령별 고용률을 보면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여성 고용률이 60%대로 뚝 떨어져 같은 연령의 남성과 30%p 정도의 격차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반면 OECD 회원국은 출산과 육아가 활발한 연령대 여성이라 해도 고용률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3. 유급 육아휴직 제도 미비
한국에서는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급 육아 휴직 제도가 잘 마련돼 있습니다. 특히 남성 유급 육아 휴직 가능 기간은 OECD 국가 평균보다도 다소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좋은 제도를 실제로 쓰고 있냐는 겁니다. 실제 유급 육아휴직 지급률을 보면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보다 낮습니다.
지급률이 가장 높은 슬로베니아가 90%, 아이슬란드와 폴란드, 룩셈부르크가 70%, 일본이 60%인데 반해, 한국은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4. 높은 사교육비와 주거비용
높은 사교육비도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5~49세 한국 기혼 여성의 약 31%가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는 주된 이유로 교육비 부담을 꼽았습니다.
실제 한국 학부모가 부담하는 국내총생산 GDP 대비 고등교육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칠레와 영국, 호주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가 지는 경제적 부담이 꽤 크다는 뜻입니다.
높은 주거비용
여기에 높은 주거 비용도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실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택 지출 비중이 1% 증가하면 여성 1인당 출산율이 약 0.014명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5. 기타 요인
아데마 연구원은 한국의 저출산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주된 원인이지만, 그 외에도 높아진 취업 문, 아이 없는 가정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결혼 자체를 꺼리는 여성들의 태도 변화 등도 부가적인 원인으로 아데마 연구원은 지적합니다.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
여전히 한국 노동 시장에는 장벽이 존재하며, 한국 정부가 이러한 장벽을 줄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고용주와 노조 모두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직장 문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자녀 양육비와 주거비 개선 문제
또 정부는 교육비나 주거비를 지원해 자녀 양육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출산율이 급격히 오를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출산율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고 어느 정도 평준화 할 수는 있을 거라고 아데마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길지 않은 근무시간과 질 좋은 일자리
가장 중요한 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하는 사회 분위기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는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근무 시간이 길지 않으면서도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아데마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휴가, 보육, 방과 후 돌봄, 교육과 교육비 등을 아동기 내내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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